
차별하지 말라
2026년 05월 06일주일의 안식이 증언하는 메시지
편집자 노트: 이 글은 테이블톡 매거진 시리즈: “성경적 예언 이해하기”의 열두 번째 글입니다.
C. S. 루이스(C.S. Lewis)는 자서전에서 아버지가 주일을 어떻게 보냈는지를 들려준다.
그의 아버지는 한때 장로교인이었으나, 이후 무신론자가 되었다. 그는 대부분의 평일과 마찬가지로, 주일에도 정원에서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장로교도였던 젊은 시절에 생겨난 한 가지 특이한 습관만은 끝내 남아 있었다. 언제나 주일이 되면, 그는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더 점잖은 양복을 입고 정원 일을 했다. 얼스터 스코틀랜드인은 하나님을 부인할 수는 있어도, 주일에 평일의 옷을 입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신앙에서 멀어진 이후에도, 루이스의 아버지는 성장하는 동안 배운 대로 안식일은 무언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 오늘날 이런 생각은 거의 금기시되다시피 한다. 주일은 그저 주말의 일부일 뿐이며, 각자의 뜻대로 일하거나 놀면서 채우는 날이 되었다. 그날은 또 다른 하루에 지나지 않으며, 단지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이 더 많아졌을 뿐이다.
적어도 그리스도인은, 예배에 참석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인식으로 이런 생각을 제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마저 주일의 남은 시간을 세상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보낼 때가 많다. 우리 주님이요 구주이신 분께 기쁨으로 순복하면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그분이 안식일을 어떻게 보시는지를 숙고해야 한다.
웨스트민스터 총회에 참석한 신학자들은 안식일을 생각할 때 제4계명을 염두에 두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출 20:8; 신 5:12 참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21장과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115–121문,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57–62문에서 그들의 결론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내용들은 모두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지만, 여기서는 특별히 유익한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안식일을 주님께 거룩히 지키려면, 사람들은 마음을 합당하게 준비하고 일상의 일을 미리 정리한 후에, 세상일 및 오락에 관한 활동과 말과 생각을 그치고 온종일 거룩하게 쉴 것이며, 또한 그 모든 시간을 하나님께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예배하는 데에 쏟고, 꼭 필요한 일과 자비 베푸는 일을 행해야 한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21.8).
안식일에는 예배와 쉼이라는 두 가지 주된 측면이 있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은 안식일에 우리 시간 중 적어도 일부를 예배하는 데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쉼에 관한 신학자들의 권고는 그보다 더 논쟁적인 주제이다.
쉼이라는 측면은 창조 기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출 20:11). 하나님께서 일하고 나서 쉬셨듯이, 우리도 일하고 나서 쉰다. 우리는 하나님의 본을 따라 우리의 수고를 그치고 쉼으로써 안식일을 거룩하게 구별한다. 대요리문답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문 117. 어떻게 안식일, 곧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가?
답: 우리는 안식일, 곧 주일을 온종일 거룩하게 쉬며 구별해야 한다. 항상 악한 일들은 물론이고 다른 날에는 정당한 세상일과 오락까지도 쉬어야 한다……안식일을 거룩히 지키기 위하여 우리는 마음을 준비하고, 충분히 살피며 부지런함과 절제함으로써 세상 일을 계획하고 적절히 처리하여, 안식일의 의무를 자유롭고도 합당하게 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날을 다른 날들과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데에 주목하라. 평일에는 정당한 일들이라도 이 날에는 그만두어야 한다. 왜 그러한가? 이 날은 여호와께 거룩한 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목적에 합당하게 그날을 보내도록 부르심을 받았다(사 58:13,14 참고).
그것은 우연히 이루어지지 않으며, 계획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신앙고백서는 “일상의 일을 미리 정리”할 것을 촉구하며, 대요리문답은 “마음을 준비하고, 충분히 살피며 부지런함과 절제함으로써 세상일을 계획하고 적절히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 즉, 미리 할 수 있는 일은 미리 해 두고, 미룰 수 있는 일은 미뤄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준비한다면, 일상의 근심에서 벗어나 “안식일의 의무를 자유롭고도 합당하게” 행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기쁨으로 예배와 쉼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우리에게 결코 쉬지 말라고 요구한다. 항상 집중해야 할 무언가가 있다. 일은 절대 느슨해지지 않는다. 여유 시간은 스포츠와 취미, 오락으로 채워져야만 한다. 이런 사고방식을 거부하는 것은, 우리의 시간이 우리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는 시간을 창조하고 그 시간을 아끼라고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을 섬긴다. 우리는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와 기쁨으로 주님을 섬긴다.
안식일에 쉬는 것에 관한 논의는 종종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허용되지 않는가 하는 문제로 전락하곤 한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하나님께서 그날을 어떤 날로 의도하셨는지, 그것이 복된 삶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살펴야 할 핵심을 놓치고 만다. 일곱 날 중 하루를 쉼과 예배를 위해 구별하는 것은 엄청난 복이다. 이에 관해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막 2:27)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너무나 자주 이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해 보자. 나는 어떻게 이 날을 거룩하게 구별할 수 있는가? 즉, 어떻게 이 날을 다르게 보낼 수 있는가?
일곱째 날의 안식일은 창조를 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첫째 날의 안식일, 곧 주일은 새 창조를 바라보게 한다. 하나님은 자기 아들을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으로써 이 날(주일)을 거룩하게 하셨다. 주일에 안식하는 것은 우리 하나님께서 구원하는 하나님이심을 세상에 증언하는 것이며, 장차 우리가 구주 앞에서 누리게 될 궁극적인 안식을 미리 맛보는 것이다(히 4:11 참고).
이 글은 원래 리고니어 미니스트리 블로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