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상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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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상급

편집자 노트: 이 글은 테이블톡 매거진 시리즈: “기독교와 자유주의”의 열일곱 번째 글입니다.

스타벅스 커피숍, 메리어트 호텔, 사우스웨스트 항공, 도미노 피자까지 거의 모든 회사가 일종의 포인트 제도를 운영한다. 더 많이 먹고, 마시고, 비행하고, 숙소를 이용할수록 더 많은 포인트를 얻게 되는 것이다. 포인트 제도는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반영한다. 일을 하면 임금을 받는 것과 같다. 무언가를 성취함으로써 우리는 칭찬과 특혜를 얻게 된다.

그러므로 신약성경의 저자들이 하나님 나라의 상급에 관해 말할 때, 우리는 정확히 그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 하나님의 축복을 받게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상급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대를 뒤집어 놓으시는 예들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라도 우리는 성경이 하늘의 상급에 관해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을 주의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은 이에 대한 다섯 가지 성경적 가르침이다.

첫째, 신자의 이생에서의 순종과 봉사와 관련된 하늘의 상급이 있다.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은 하늘의 상급으로 가득 차 있다(마 5:12, 46; 6:1, 2, 4, 5, 6, 16, 18). 그리스도를 신뢰하고 따르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상급이며, 불신자들은 받지 못한다. 이 상급들은 현세에서가 아니라 이 세상을 떠난 후에 신자에게 주어진다(16:27). “제자의 이름으로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10:42) 것과 같은 사소한 일을 포함하여 우리가 이생에서 행하는 선행에는 상급이 있다.

사도들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는 상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울은 목사와 장로들에게 마지막 날 있을 공적을 선별하고 평가하는 시간에 관해 말한다. “이는 불로 나타내고 그 불이 각 사람의 공적이 어떠한 것을 시험할 것임이라 만일 누구든지 그 위에 세운 공적이 그대로 있으면 상을 받고”(고전 3:13~14) 바울은 모든 신자들에게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 4:8)고 말한다. 바울은 “종들”에게 “기업의 상을 주께 받을 줄”(골 3:22, 24) 알고 그리스도를 성실히 섬기며 살라고 격려한다.

둘째, 하늘 상급에는 차이가 있다. 어떤 신자들은 더 많이, 또 어떤 신자들은 더 적게 받을 것이다. 예수님은 므나 비유(눅 19:11~27)로 이 점을 말씀하셨다. 이 비유에서 왕은 종들에게 한 므나씩을 준다. 얼마 후 종들은 왕 앞에 서서 그 므나로 행한 일을 보고해야 했다. 첫째 종은 한 므나로 열 므나를 벌었고, 둘째 종은 한 므나로 다섯 므나를 벌었다. 왕은 첫 번째 종에게 “열 고을을 차지하라”고 했고, 둘째 종에게도 “다섯 고을을 차지하라”고 했다. 이렇듯 하늘의 상급은 똑같지 않다. 어떤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것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다른 상급이 무작위로 할당된 것은 아니다. 하늘의 상급은 땅에서의 순종에 근거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순종에 비례한다. 열 므나를 남긴 종은 열 고을을 차지했고, 다섯 므나를 남긴 종은 다섯 고을을 차지했다. 우리의 투자에 비해 얻는 상급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우리는 순종으로 상급을 얻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의 공로를 생각한다면 상급은 순종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셋째, 모든 신자는 똑같이 그리스도의 전이된 의에 의해서만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 성경은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죄의 삯은 사망”(롬 3:10; 6:23)이라고 가르친다. 인간은 생명과 천국은커녕 사망과 지옥을 받을 운명이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자신의 모든 죄와 더불어) 아담의 원죄 안에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죄를 받아 심판을 받은 상태로 이 세상에 태어난다. 죄인인 자신 안에서 소망을 찾을 수 없으니, 소망은 오직 그리스도 안에 있다. 바울은 로마서 5장 12~21절에서 그리스도는 두 번째 아담, 즉 아담의 후손이시지만 “아담 안에” 계시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스도는 완벽한 의와 온전한 순종으로 생명을 받으셨다. 그분은 십자가에서 자기 백성의 죄값을 온전히 치르셨다. 그리스도의 순종과 죽음은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죄인에게 “은혜와 의의 선물”이 되었다(17절). 죄인이 이를 믿는 순간 의인이 되는 것이다(19절). 오직 그리스도의 의에 기초하여 죄인은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4:4~5). 칭의는 믿음을 통해서 받는 것이지 믿음에 근거한 것이 아니며, 믿음조차도 죄인에게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다(엡 2:8).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공로로, 오직 믿음을 통해서 천국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할 수 없다. 우리의 자랑은 오직 주님 안에 있다(고전 1:29, 31).

넷째, 칭의와 하늘 상급은 모순되거나 긴장되지 않는다. 언뜻 보면 서로 반대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칭의는 오직 그리스도의 사역에만 근거하지만, 하늘의 상급은 우리의 행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칭의는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죄인에게 똑같은 것을 주지만, 하늘의 상급은 확연히 다른 것을 준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성경의 이 두 가지 가르침 사이에는 모순이나 긴장은 없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로만 죄인에게 천국이 주어진다. 우리가 영광 가운데 설 때, 그리스도께서 삶과 죽음을 통해 우리를 위해 행하신 공로만이 우리의 유일한 권리가 된다. 우리는 이 땅에서 마지막 숨을 쉴 때까지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 18:13)”라고 했던 세리의 기도를 드릴 뿐이다. 또한 하나님께서 주시는 상급은 은혜의 선물이다. 예수님의 므나 비유는 이 사실을 증명해 준다. 왕의 종들이 행한 일에 비해 열 므나로 열 고을을 차지하는 상급은 너무 과하다. 우리는 결코 하늘의 상급을 받을 자격이나 얻을 자격이 없다.

하나님은 우리의 순종이 잘못되고 불완전하며 죄로 얼룩져 있다는 것을 아심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기쁘게 받아주신다. 그분이 주실 상급은 우리가 행한 일에 비해 너무 크다. 그렇기에 이것이야말로 확실한 은혜의 상급이다.

그렇다면 칭의와 하늘의 상급을 어떻게 묶을 수 있을까? 칭의는 죄인에게 영생을 값없이 준다(롬 5:17). 영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아는 것(요 17:3)이며 하나님과 함께 살게 되는 것(계 21:3)이다. 하지만 상급은 천국의 신자들이 같은 수준의 삶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어떤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 충만하고 위대한 삶을 누릴 것이다. 신학자들은 이 점을 설명하기 위해 그릇, 또는 용기의 예를 사용한다. 모든 신자는 하늘에서 가득 차게 될 빈 그릇이다. 누구도 부족함이나 불만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하늘에 있는 신자는 각각 크기가 다른 그릇이며, 그 크기는 이 땅에서의 순종과 비례한다. 각각 200ml, 1리터, 또는 40리터를 담게 되는 것이다. 천국은 완벽한 사랑의 세계이고 사랑은 시기하지 않기 때문에(고전 13:4), 우리는 우리보다 “큰 그릇”들로 인해 기뻐할 것이다. 모든 그릇이 가득 차 있지만,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천국의 삶을 더 많이 누릴 것이며, 누구도 서로 부러워하거나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하늘의 상급은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의 중요한 목적이 된다. 성경은 하늘의 상급이 존재하는 실제적인 목적을 보여준다. 먼저, 하늘의 상급은 우리가 지금 이 땅에서 하나님께 순종해야 할 동기를 부여해 준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은 세상이 하찮게 여기는 행동(마 10:42; 골 3:24)이나 이생에서 저항과 박해를 받음으로 순종(마 15:11~12)한 제자들에게 상 주시기를 기뻐하신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인의 삶 속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크고 작은 어려운 일들을 해 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신다. 상급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성결하고 거룩한 삶을 살도록 격려한다(히 12:14). 상급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의 가장 깊은 소망을 자극하며, 천국의 실제와 축복을 제시한다. 특히 이 짧은 지상 생활이 힘들고 비참할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상급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그리스도인에게 하나님의 성품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사탄이 한 최초의 거짓말은, 하나님은 선하지 않으셔서 우리의 진정한 유익과 행복을 원하지 않으신다는 것이었다(창 3:1~7). 하지만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은 선하시며, 그분이 행하시는 일은 선하다(시 119:68)는 진리를 지속적으로 상기시켜 준다. 우리 삶의 기록을  보면 하나님께 받을 것은 정죄와 죽음뿐이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그분의 영원한 자비로 우리를 그분의 아들과 연합하게 하셨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의 전과(record)를 가져가셔서 대가를 치르셨고,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의의 전과(record)와 그에 합당한 생명을 우리에게 주셨다(고후 5:21). 우리의 칭의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은혜를 증거하고 있다. 더욱이 하나님은 우리의 순종이 잘못되고 불완전하며 죄로 얼룩져 있다는 것을 아심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기쁘게 받아주신다. 그분이 주실 상급은 우리가 행한 일에 비해 너무 크다. 그렇기에 이것이야말로 확실한 은혜의 상급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께 합당한 순종으로 나아가기를 원하신다. 그래서 우리가 이생에서 하나님을 섬기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려고 이러한 상급을 말씀하신 것이다. 우리의 성화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은혜의 증거이다.

나는 계속해서 포인트 제도에 참여할 것이다. 내가 구매하고 행하는 일들에 대해 특혜를 받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와 영생은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사하다.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만을 신뢰하고,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거저 주신 삶을 영광 가운데 누리려고 점점 더 노력하는 것,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마련해 주신 “상급” 프로그램이다.

이 글은 원래 테이블톡 매거진에 게재되었습니다.

가이 워터스
가이 워터스
가이 워터스(Guy Prentiss Waters) 박사는 미시시피 잭슨에 있는 리폼드 신학교의 James M. Baird Jr. 신약학 교수이자 미국장로교의 강도장로다. 그는 How Jesus Runs the Church 및 The Life and Theology of Paul 을 포함한 여러 책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