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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영원한가?


천국에서도 내 배우자와 결혼한 상태로 살게 될까? 이토록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질문도 드물다. 우리는 성경에서 결혼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남편과 아내가 어떤 관계를 맺는지, 이 연합의 결과가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지를 읽는다. 그런데 좀처럼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결혼이 영원까지 이어지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결혼한 상태일까? 천국에서도 결혼할 수 있을까? 사는 동안 배우자가 여러 명이었다면 어떻게 될까? 이 땅에서 했던 결혼생활을 모두 잊어버리게 될까? 이런 몇 가지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하나님께서 처음에 결혼을 제정하신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인류가 죄에 빠지기 전,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면서 두 가지 제도를 세우셨다. 결혼은 그 두 번째 제도이며, 첫 번째 제도는 안식일이다. 하나님은 엿새 동안 세상을 만드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창 2:2,3 참고). 이로써 하나님은, 우리가 엿새 동안 힘써 일하고 일곱째 날에는 쉬며 하나님을 예배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셨다(출 20:8–11 참고). 더 나아가, 매주 지키는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완전하고도 영원한 구원을 베푸실 새 창조의 시대를 미리 보여 준다(사 66:23 참고). 신약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이제와 장차 올 시대에도 우리를 이 영원한 안식으로 인도하시며, 안식일은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바로 그 사역을 바라보게 한다(히 4:9–11 참고). 다시 말해, 그리스도는 이미 우리를 영적인 안식일의 안식으로 인도하셨지만, 아직 우리는 그것이 온전히 성취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안식일이 가리키는 영원한 안식을 기다리며, 한 주의 첫날을 계속 안식일로 지킨다(행 20:7; 고전 16:1,2 참고).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할 때 결혼을 제정하셔서, 타락 이전부터 이를 통해 우리가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바라보게 하셨다. 하나님은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기시고(창 2:18 참고), 아담에게 아내를 만들어 주셨다. 그러나 그 결혼 관계는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 사이의 혼인 관계를 가시적으로 보여 주는 표지였다. 구약 전체에서 하나님은 자신을, 하나님을 거슬러 행음한 자기 백성과 혼인한 분으로 묘사하신다(사 62:5; 렘 2:2; 3:6–8; 겔 16:8–21; 호 2:2 참고). 이와 같이 예수님도 종종 스스로를, 자신을 따르는 자들의 신랑으로 묘사하신다(마 9:15; 22:2; 25:1–13; 요 3:29 참고). 바울은 예수님의 본을 따라, 결혼이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를 가리키는 큰 비밀이라고 말한다. 아내는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하듯 남편을 존중하고 그에게 복종한다. 또한 남편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하여 행하신 것같이 아내를 사랑하고 자신을 희생한다(엡 5:22–33; 고전 11:2,3 참고). 요한은 요한계시록에서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가 다시 연합하는 마지막 하늘의 잔치를 혼인 잔치로 묘사하기도 한다(계 19:7–9; 21:2; 22:16,17 참고).

우리는 창조 때 제정된 질서인 안식일과 결혼을 현재 하나님께 받은 큰 복으로 누린다. 또한 안식일과 결혼은 각각 우리가 간절히 고대하는 바, 장차 올 시대에 성취될 하늘의 실재를 가리킨다.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기독교의 안식일에 계속 모여 예배하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안식이 완성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 세상에서 계속 장가가고 시집가는 것은, 우리가 어린양과 맺을 영원한 혼인이 온전히 성취되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실체가 온전히 드러나면, 그림자는 사라진다.

그러하기에 예수님은 배반당하기 전 예루살렘에 계실 때, 결혼에 관해 매우 중요한 것을 가르치셨다. 죽은 이후에 살아나는 것을 부인하던 특권층인 사두개인들은 예수님께 결혼에 관해 질문했다(마 22:23–33; 막 12:18–27; 눅 20:27–38 참고). 그들은 부활이 터무니없는 것임을 보이려고, 어떤 사람이 여섯 번이나 남편과 사별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그 사람은 천국에서 동시에 여러 배우자를 두게 될까? 이에 예수님은 그들에게 부활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보이셨을 뿐 아니라, 이 땅에서의 결혼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도 설명하셨다. “사람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때에는 장가도 아니 가고 시집도 아니 가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으니라”(막 12:25). 예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이 땅에서 결혼한 사람이라도 천국에서는 자기 배우자와 부부로 지내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천사들과 같이 오직 한 가지, 곧 영원토록 하나님을 예배하고 영화롭게 하는 일에만 관심을 둘 것이다. 다시 말해, 천국에서 우리는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와 맺은 영적인 혼인에만 마음을 둘 것이다.

그렇다면 결혼은 영원한가? 오직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의 결혼만이 영원히 지속된다. 이 땅에서의 결혼이 영원토록 이어지리라 생각한다면, 본래 결혼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놓친 것이다. 이 땅의 배우자는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를 소중히 여기고 정성껏 돌봐야 한다. 그러나 내 생각에, 우리는 천국에서도 이 땅에서의 결혼생활을 여전히 기억하겠지만 거기서 부부로 지내지는 않을 것이다. 실체는 그림자보다 더 낫다. 우리가 보좌 앞에 모일 때, 우리는 부부로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혼인한 교회로서 이 땅의 배우자 곁에 설 것이다. 영광 가운데 거하는 날, 어린양과 맺은 영광스러운 혼인의 빛 앞에서 이 세상의 결혼은 이상하리만치 희미해질 것이다.


이 글은 원래 리고니어 미니스트리 블로그에 게재되었습니다. 

레비 번트슨

레비 번트슨

레비 번트슨(Levi Berntson) 박사는 플로리다주 샌퍼드에 있는 레포메이션 바이블 칼리지(Reformation Bible College)의 신학 부교수이며, 미국 장로교회(PCA)의 강도 장로이다.